옻나무를 쳐다보기만 해도 옻이 오른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옻나무를 쓰다듬어도 옻이 오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옻을 타지 않는다.
작년 이맘때 옻나무 순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맛나게 먹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거였다.
두릅보다 훨씬 맛났다.
점심 때 먹었는데 오후 내내 아무 이상이 없어서 남은 옻순을 저녁에 또 먹었다.
밤새 가려워서 한잠도 못 잤다.
약 안 먹고 버텨보기로 했다.
한 일주일 정도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고 완전히 가라앉는 데는 보름 쯤 걸렸다.
그러므로 나는 옻을 탄다.
옻은 속이 냉한 사람에게 특별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가장 손쉽게 옻을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옻닭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옻닭이라 하여 닭에 옻나무를 넣어 삶아 먹는데,
내가 배우기로는 닭에게 옻을 먹여 키운 다음 그 닭을 고아 먹는 게 옻닭이다.
"내장에 옻이 오르면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죽는다"시던 할아버지 말씀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옻을 타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옻의 효능을 만끽할 수 있는 식품이 바로 옻효소다.
옻을 발효시키면 옻독인 아르시올 성분이 거의 사라진다.
옻의 열성熱性이 암세포를 죽인다 하여 요즘엔 암환자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옻 효소 제대로 만들어두면 반드시 보람 있는 쓰임이 있을 것이다.

옻순을 깨끗이 씻은 후 소쿠리에 담아 하루 저녁 재웠더니 물기가 잘 빠졌다.
작두로 쫑쫑 썰어주면 즙이 더 잘 나오겠지? ^*^
준비완료
큰 그릇에 넣고 유기농 설탕과 골고루 버무린다.
비율은 1:1

숨쉬는 항아리에 설탕에 버무린 옻순을 차곡차곡 담고
맨위에 설탕을 두툼하게 덮어준다.

한지로 단지 주둥이를 마감한다.

효소 장독대
산야초 불미나리 죽순 아카시아... 내 건강 지킴이들이다.